방학 동안에 개인 포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오랜만에 기억 저편에 있었던 HTML과 CSS를 열심히 서핑해가면서 만들어 갔고 뭐 하나 될 때마다 성취감이 장난 아니었다^^ 예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자바스크립트는 문법을 전부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유튜브랑 구글링으로 원하는 작업만 골라서 복붙했다. 그래서 얼추 내가 원하는 대로 포폴은 완성이 되었지만 예전에 디자인한 것도 넣고 자바 코딩한 것도 넣고 나서 보니까 전체적으로 겉으로 봤을 때 디자인 포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게 맞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모바일 반응형 부분은 웹의 wide한 레이아웃을 기준으로 디자인했더니 모바일에서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고민만 하다가 결국 잠시 포폴 작업을 접어두기로 했다. 적적한 마음에 LinkedIn을 들락날락하다가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을만한 (하지만 전공과는 무관한) 공고가 보여서 바로 지원했다. 모티베이션 레터를 썼고 내준 과제도 해야 했고 마지막 관문인 인터뷰까지, 대략 한 달이 걸렸다. 내가 볼 때 그 정도로 오래 걸려서 뽑을 만한 잡은 아니었는데... 결과를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맥빠졌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이 지원했다가 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갈 때마다 괜한 기대를 품어서 지금은 마음이 너덜너덜한 상태. 유로 환율이 1400원을 넘는다. 그래서 생활비는 이제 내가 벌어서 쓰고 싶었는데(...) 참 아쉽게 되었다. 왜 떨어졌는지 대충 짐작이 돼서 수긍하겠지만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 하지만 이번 경험이 절대로 헛되지는 않았다.
환율이 1320원일 때 환전을 좀 해둬서 그나마 덜 손해를 봤다. 온라인으로 비자 신청을 했는데 답변받기까지 10주 걸린다는 메일을 받았다. 그때면 이미 비자 만료 상태고 크리스마스 휴가 바로 전 주다. 크리스마스 때 남친이랑 여행 갈 수도 있어서 임시비자는 꼭 받아야 할 텐데... 이걸 제외하곤 일할 것도 아니고 독일 내에 있을 거니 사실 큰 문제는 없다.
남친과의 관계는 문화 차이 + 내 부주의로 인한 내 정신 건강의 악화로 인해 빨간불이었는데 지금은 노랑과 초록 사이다. 내게 딱 맞는 사람은 없고 완벽한 사람도 없으며 나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니까 어느 정도 서로 타협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거 잘 안다. 하지만 남친이 내 상식 선에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을 했고 이해해보려고 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어서 눈물이 났었다. 지금은 본인이 자중하려고 하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이 아니라서 그런지 또 잘해준다.
5학기가 시작했다. 저번 학기에 시험 2개를 fail해서... 조금 각성을 했달까. 자바랑 자료구조는 이미 pass했지만 머리에 남은 게 없어서 또 청강한다. 이참에 개념 정리를 제대로 해야겠다. 이번에 3D 그래픽 디자인 수업을 듣는데 언어가 자바스크립트다. 방학 동안에 좀 끄적거려서인지 노베이스로 듣는 것보다는 좀 나았다. 하지만 행렬에서 미쳐버림. 잠시 놓았던 수학의 끈을 다시 잡아야 한다. 이 과목은 좀 욕심나서 정말 제대로 잘해보고 싶다. 이번 학기엔 시험 5개를 칠 예정. 저번에 6개 신청해서 2개를 까먹은 전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수업시간에 정신을 붙으러 멜 예정.
대만 친구가 독일에 오래 살 거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전에 라이프치히에서 산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인종 차별을 꽤 당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대만 혹은 영어권 국가 가서 살고 싶다고 그랬다. 나는 독일 자체는 괜찮은데(독일어가 좀 힘들지만;;;;) 비자가 필요한 외국인으로서 과연 내가 워크 퍼밋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들었다. 당장 인턴쉽 구하기도 막막한데 졸업 요건인 프락티쿰, 과연 할 수 있을까...? 졸업... 가능...?
할머니가 많이 편찮으셔서 한국에 가봐야 한다. 최근 재활병원으로 옮기셨는데 코로나 때문에 면회가 일절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차피 내가 한국에 있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이긴 한데 최근 많이 회복하셨다고 해서 내년 초에 가고 싶긴 한데 인턴십을 언제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항공권도 엄청 비싸서 한번 가면 오래 있고 싶어서 과연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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